현대와 포르쉐의 800V 시스템, 어떤 장점이 있을까?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속도를 단축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기존의 전기차 대비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고전압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가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220V 대비 높은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차 브랜드로 유명한 테슬라 모델 S 400V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국산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은 356V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 일반적인 전기차들이 400V 내외의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높은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하는 제조사도 있다.

 

대표적으로 포르쉐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이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대 아이오닉 브랜드 모델들 역시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보다 높은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많은 장점이 있다.

 

먼저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충전 속도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시스템 전압이 높아질수록 충전기의 출력을 높이기 수월하다. 충전 전력(W)는 전압(V)와 전류(A)의 곱으로 계산할 수 있다. 결국 같은 충전 전력을 사용하는데 전압이 높을수록 전류를 낮출 수 있는데, 800V 시스템은 400V 시스템 대비 전류량이 절반이면 충분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앞으로 충전기의 출력을 높이는 데에는 800V 시스템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현재 출시된 포르쉐 타이칸의 경우 800V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270kW의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경쟁 모델들이 150kW 급 급속충전이 가능한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 덕분에 단 5분이면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고, 93.4kWh 용량의 배터리를 잔량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22분이면 충분하다.

 

또한 차량의 무게를 줄여 효율을 높이고, 운동성능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는 고전압, 고전류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부에 두껍고 무거운 배선들로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같은 출력이라고 가정할 경우 고전압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류량을 줄일 수 있다. 전류량이 줄어든 만큼 보다 얇고, 가벼운 배선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공차중량이 무겁다. 전기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량화, 공기역학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 배선 무게 감소를 통해 차체 경량화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공차중량 감소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려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운동성능을 향상시키고,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한편, 테슬라 사냥꾼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 역시 9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20분 충전으로 480km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버프(knh@autobuf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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