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의 절반도 안 되네” 싼타페 판매 부진은 디자인 때문일까?
- 이슈와 정보
- 2020. 10. 14.
지난 6월 말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신형 싼타페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풀체인지에 가까운 디자인 변경을 감행했다. 디자인이 공개된 후 실내 디자인에 대한 호평은 많았지만, 외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 때문인지 싼타페는 8월 6,224대가 판매되어 국산차 판매량 3위에 이름을 잠깐 올린 후 9월 판매량이 27.4% 감소하며 순위는 11위로 밀려났다.
싼타페는 평소 판매 순위 상위권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까지 신형 플랫폼을 적용할 만큼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으나, 출시 3개월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다. 특히나 동급 모델인 기아 쏘렌토의 판매량(9,151대)의 절반도 안 되는 판매 실적을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싼타페의 판매 부진은 정말로 디자인 문제인 것일까?
싼타페의 디자인이 판매에 영향을 준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측면을 보면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를 예로 들 수 있다. 8세대 모델 출시 당시 디자인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쏘나타는 디자인 평이 좋았던 3세대 K5 출시와 함께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했다. 9월 기준으로 4,520대가 판매됐는데, 7,485대가 팔린 K5의 60%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심지어 구모델(LF 택시, JF 택시)를 제외하면 쏘나타(DN8)는 3,074대, K5(DL3)는 7,056대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하지만 싼타페의 디자인 논란 외에 판매량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있다. 파워트레인과 시트 옵션이 대표적이다. 현재 쏘렌토는 2.2리터 디젤 파워트레인과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운영하고 있고, 싼타페는 2.2리터 디젤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가솔린, 하이브리드 SUV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부재는 싼타페 판매량의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쏘렌토는 9월 기준 전체 판매량 9,151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의 비중이 36%(3,341대)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쏘렌토는 2열 독립 시트인 6인승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나, 싼타페는 2열 시트가 벤치 타입인 5인승 또는 7인승밖에 선택할 수 없다. 2열 편의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쏘렌토를 선택하거나, 한 체급 위 모델인 현대 펠리세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경쟁모델 대비 선택의 폭이 좁은 것도 싼타페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물론 디자인 논란에도 높은 판매 실적을 유지하는 모델도 있다. 월 1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현대 그랜저가 대표적이다. 그랜저 역시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와 함께 디자인 논란이 있었지만, 출시 이후 국산차 판매량 1위를 놓치지 않을 만큼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랜저는 과거부터 성공의 상징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함께 국내 법인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모델이다. 즉, 디자인과 상관없이 그랜저 브랜드 하나만으로 판매가 보장된 모델인 것이다.
장기적으로 싼타페가 디자인 때문에 판매 부진을 겪을지는 가솔린 파워트레인 추가와 함께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쏘나타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과거 6세대 아반떼가 삼각떼 논란을 겪고, 올해 7세대 모델 출시와 함께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보면 디자인 문제를 논외로 둘 수는 없어 보인다.
오토버프(knh@autobuf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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